아키히토 한국계 가계도 일왕 나이 백제
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수차례 반성의 뜻을 표해온 평화주의자 아키히토(明仁) 일왕이 2019년 4월 30일 퇴위함으로써 30년 3개월에 걸친 '헤이세이(平成·일본의 현 연호)' 시대가 막을 내립니다.
퇴위절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아키히토 일왕이 도쿄(東京) 지요다(千代田)구에 위치한 일왕이 거주하는 궁인 고쿄(皇居) 내 신전인 규추산덴(宮中三殿)에서 조상들에게 자신의 퇴위를 보고하는 것으로 시작되며, 국가행사로 치러지는 퇴위식은 이날 오후5시부터 고쿄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(松の間)에서 약 10분간 치러집니다.
퇴위에 따라 일본 왕위의 상징인 ‘삼종신기(三種神器)’라고 불리는 일왕의 상징인 칼, 거울, 곡옥이 새 왕에게 계승됩니다. 하지만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 원칙에 띠라 퇴위식에는 칼과 곡옥과 함께 통상 국사행위 집무에 사용되는 국새 및 일왕의 도장인 어새가 놓여집니다.
아키히토 일왕은 퇴위식에서 마지막 소감을 밝힐 예정으로,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 수 차례 반성의 뜻을 표해온 그의 마지막 언급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. 아키히토 일왕은 1933년생으로 2차 세계대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히로히토’(裕仁·1901~1989) 일왕의 장남이다. 그는 부친의 사망에 따라 1989년 1월7일 55세의 나이에 즉위했답니다.
그는 일왕을 '상징'으로 규정한 현행 일본 헌법상 즉위한 첫 왕이랍니다. 일왕은 1889년 공포된 대일본제국 헌법(메이지헌법) 하에서는 국가원수로서 통치권이 있는 절대군주였지만, 2차 대전 패전 후 성립된 평화헌법을 통해 정치적 실권 없이 권위만을 갖는 상징적 존재가 됐답니다. 아키히토는 재위 중 재해지를 방문하고 전몰자를 위령하는 등의 활동에 힘을 쏟으며 일본 국민의 정신적 지주로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. 기자회견 등에서는 평화에 대한 의지를 자주 피력했답니다.
지난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는 "역사책 '속일본기'에 간무일왕( 桓武·737~806년)의 어머니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쓰여 있어 한국과의 연을 느낀다"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해, 일본 우익의 반발을 사기도 했답니다.
그는 재위기간 중 한국 방문도 물밑에서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답니다. 다만 2017년 9월에는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고마(高麗)신사를 참배하기도 했습니다.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(靖國)신사에는 재임 기간 중 단 한차례도 참배하지 않아 일본 우익 세력의 반발을 샀답니다.
아키히토 일왕이 퇴위에 대해 주변에 처음 언급한 것은 76세였던 2010년 여름이었다고 합니다. 관계자들에 따르면, 그는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해져 일왕으로서 상징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면 퇴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