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지 W. 부시(73)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19년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(故)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하기로 하면서 부시·노무현 관계에 새삼 이목이 쏠립니다.
5월 14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21일 한국을 찾을 예정인데, 방한 기간 중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조사(弔死)를 낭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. 부시 전 대통령 방한은 원래는 국내 방산기업과의 미팅이 주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답니다.
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으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백악관을 지켰답니다. 노 전 대통령 임기(2003∼2008)와 완전히 겹치는 셈이랍니다. 실제로 두 사람은 임기 중 총 8차례 한·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.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한 번도 미국에 간 적이 없는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의 주인이 되고 3개월가량 지난 2003년 5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부시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한·미 정상회담을 가졌답니다.
이를 시작으로 2007년 9월 아·태경제협력체(APEC) 정상회의가 열리던 호주 시드니에서 노 전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한·미 정상회담을 가진 것까지 두 정상은 총 8번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답니다.
대선 후보 시절은 물론 당선 후에도 “반미(反美)면 어떠냐”는 말을 거리낌 없이 던진 노 전 대통령 특유의 거칠 것 없는 기질 때문에 그가 취임하면 한·미 관계가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랍니다. 그렇지만 노 전 대통령은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주미 대사 자리에 ‘파격적 인사를 기용할 것’이란 예상을 깨고 김영삼정부 시절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(국제정치학)를 발탁하는 등 안정적인 길을 택했답니다.
이전에 김대중(DJ) 전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“이 사람(This man)”이란 모욕적 언사를 듣는 등 ‘외교 참사’가 일어나 한·미 관계가 위기에 처할 뻔했던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됩니다.